바다를 넘어, 아일랜드 드라이브 스루

 

남해안이 품고 있는 그 많은 섬들은, 하나 같이 낭만적이다. 외부와 물리적으로 격리된 곳인 데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는 고립감이 감성을 충만하게 한다. 그래서 섬 여행만 즐기는 마니아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여행객들에게는 그리 쉬운 선택지가 아니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시간도 많이 소요될뿐더러 오가는 데에 불편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목기술이 발전하며 이러한 제약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육지와 가까운 섬을 잇는 다리, 연도교가 생기며 섬 여행은 큰 부담이 없는 선택지가 되었다. 그리고 여수와 고흥을 잇는 여러 개의 연도교들은 더 없이 훌륭한 드라이브 스루 여행의 목적지가 되어준다.

섬을 잇는 다리, 바다를 여는 길

지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한려해상공원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 곳인 여수와 유자로 유명한 고흥은, 가장 가까운 곳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8km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접해 있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반도 형태를 하고 있기에 실제 오가는 데에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가깝지만 먼 이웃이었다. 그런 곳에 연도교가 놓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2월부터. 고흥군의 영남면과 여수시 화정면 적금리를 잇는 팔영대교가 착공된 시기이기도 하다.
약 12년의 공사 끝에 완공된 팔영대교는, 첫 통행 당시만 해도 다리의 끝인 적금도에서 다시 유턴을 해 돌아와야 했다. 아직 낭도, 둔병도, 조발도를 잇는 다리들은 완성되지 않은 탓이었다. 그래도 국내 현수교 중 세 번째로 주경간장(주탑과 주탑 사이의 간격)이 긴 다리답게, 존재만으로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하지만 여수까지 이르는 데에 필요한 네 개의 나머지 다리들이 완성되자 그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요즘 같은 때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덕분에 어느 곳보다 완벽한 드라이브 코스의 시발점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바닷바람 따라 가을이 떠나고

만약 점심 시간 이후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 스루를 계획하고 있다면, 고흥에서 여수 방면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해를 등지고 바라보는 하늘이 훨씬 파랗기 때문이다. 마침 남해의 바닷물은 점점 진녹색으로 빛나는 시기라 바다를 조망하는 것도 한층 즐겁다. 특히 현수교는 그 특징상 가운데가 가장 높아지도록 완만한 경사를 이루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긴 다리 위를 달리고 있노라면 바다 위의 오르막을 따라 하늘에 닿을 것 같은 즐거운 상상이 절로 머릿속을 채운다. 크고 높다란 팔영대교와 적금대교를 지나 닿게 되는 낭도는, 다리가 놓이기 전부터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던 곳. 그래서 관광 안내 지도도 그 모습이 상당히 번듯하다. 뿐만 아니라 마을 초입부터 중심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집들의 대문과 담벼락에는 색색의 그림들이 시선을 끈다.

특히 집주인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의 캐리커쳐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와 잠시 차를 멈추게 할 정도.

바닷바람 따라 가을이 떠나고

만약 점심 시간 이후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 스루를 계획하고 있다면, 고흥에서 여수 방면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해를 등지고 바라보는 하늘이 훨씬 파랗기 때문이다. 마침 남해의 바닷물은 점점 진녹색으로 빛나는 시기라 바다를 조망하는 것도 한층 즐겁다. 특히 현수교는 그 특징상 가운데가 가장 높아지도록 완만한 경사를 이루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긴 다리 위를 달리고 있노라면 바다 위의 오르막을 따라 하늘에 닿을 것 같은 즐거운 상상이 절로 머릿속을 채운다.

크고 높다란 팔영대교와 적금대교를 지나 닿게 되는 낭도는, 다리가 놓이기 전부터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던 곳. 그래서 관광 안내 지도도 그 모습이 상당히 번듯하다. 뿐만 아니라 마을 초입부터 중심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집들의 대문과 담벼락에는 색색의 그림들이 시선을 끈다. 특히 집주인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의 캐리커쳐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와 잠시 차를 멈추게 할 정도.

오래 전에 칠했을 게 틀림없는 페인트가 여전히 단단하게 붙어 있는 옛 창고들도 매력적이다. 세월의 더께를 발견할 수 있는 곳들은,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하다. 그것들은 하나 같이 정답고 그리운 어떤 것과 꼭 닮아 있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이웃하고 있는 둔병도는 낭도만큼 볼 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 아늑한 분위기는 독보적이다. 길가에, 동산에 마치 잔디처럼 고르게 퍼져 있는 방풍들,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자그마한 집들, 개울처럼 흐르는 바닷물까지 어느 것 하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어느 곳에서도 본 적 없는 낯설지만 아늑한 풍경에, 여행자의 시간은 갈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젖과 같은 물로 만든 막걸리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여수에는 섬이 많고 섬마다 사연도 많다. 그리고 개중에는 맛있는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는 섬도 있다. 막걸리로 유명한 개도와 낭도가 바로 그런 섬들. 개도 막걸리는 이미 여러 차례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는 ‘전국구급’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막걸리. 달큰하면서도 선명한 바디감 덕분에 여수를 대표하는 막걸리로 손꼽힌다.
낭도의 젖샘 막걸리는, 낭도에 연도교가 놓이며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출산한 산모가 마시면 젖이 잘 돈다 해서 이름이 지어진 젖샘의 물로 빚는데, 주조장 건물만 해도 약 120년이 되었다 하고 막걸리 빚기는 이미 4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 막걸리는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들의 맛과는 거리가 있다. 누룩향이 좀 더 강하고 탄산 역시 그리 많지 않다. 다시 말해 마시는 순간의 청량감은 강하지 않다는 뜻. 하지만 그래서 부드럽고 많이 마셔도 부담이 없다. 마실 때는 잘 모르지만 돌아서면 다시 그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신기한 힘을 갖고 있다. 낭도 주조장과 마을카페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낭도 주조장

전남 여수시 화정면 여산4길 5-2
061-665-8080

젖과 같은 물로 만든 막걸리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여수에는 섬이 많고 섬마다 사연도 많다. 그리고 개중에는 맛있는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는 섬도 있다. 막걸리로 유명한 개도와 낭도가 바로 그런 섬들. 개도 막걸리는 이미 여러 차례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는 ‘전국구급’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막걸리. 달큰하면서도 선명한 바디감 덕분에 여수를 대표하는 막걸리로 손꼽힌다. 낭도의 젖샘 막걸리는, 낭도에 연도교가 놓이며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출산한 산모가 마시면 젖이 잘 돈다 해서 이름이 지어진 젖샘의 물로 빚는데, 주조장 건물만 해도 약 120년이 되었다 하고 막걸리 빚기는 이미 4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 막걸리는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들의 맛과는 거리가 있다. 누룩향이 좀 더 강하고 탄산 역시 그리 많지 않다. 다시 말해 마시는 순간의 청량감은 강하지 않다는 뜻. 하지만 그래서 부드럽고 많이 마셔도 부담이 없다. 마실 때는 잘 모르지만 돌아서면 다시 그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신기한 힘을 갖고 있다. 낭도 주조장과 마을카페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낭도 주조장

전남 여수시 화정면 여산4길 5-2
061-665-8080

글ㆍ사진 정환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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