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은 고대로부터 술을 빚고 즐겨왔으며 독창적인 전통주 문화를 꽃피워 왔다. 집집마다 다양한 비법의 가양주를 빚어서 조상을 모시는 제사상, 귀한 손님을 모시는 손님상, 흥겨운 잔칫상 등에 올렸다.

 

곡류를 누룩으로 발효시킨 곡주가 기본

세계적으로 술은 과일을 발효시킨 과일주와 곡류를 발효시킨 곡주로 나뉘는데 한국의 전통술은 곡주가 기본을 이룬다. 과일주는 과즙에 함유된 풍부한 당분으로 별다른 제조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쉽게 술이 만들어진다. 이에 비해 곡류는 전분을 당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때 쓰이는 것이 누룩이다. 곡물을 반죽해 빚어 놓으면 곰팡이와 포자가 붙어 발효가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누룩이다.

 

전통주 삼인방 – 청주, 막걸리, 소주

한국의 전통주는 쌀밥과 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술밑’을 원료로 하여 만든다. 술밑에 술이나 장을 거를 때 쓰는 기구인 용수를 눌러두면 그 안에 맑은 술이 모이는데 이것이 청주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양도 적은 청주는 고급술의 대접을 받았다. 이에 비해 양도 많고 손쉽게 만드는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었다. 술밑을 그대로 막 걸러내어 만들었다 하여 막걸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막걸리를 증류시킨 도수가 높은 술이 소주이다. 소주는 오늘날 한국의 가장 대중적인 술이지만 예전에는 왕이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시기도 했다.

 

멋스럽고 풍부한 가양주 문화

청주, 막걸리, 소주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의 전통주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생산되는 여러 가지 약재와 꽃, 과일 등이 첨가되면서 다채롭게 발전해왔다. 이러한 다양성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집에서 담근 술 곧 가양주(家釀酒)의 문화이다. 한국에서는 집집마다 다양한 비법의 가양주를 빚어왔는데 그 향미가 뛰어난 가양주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주로 자리매김했다.
경주의 최부잣집에서 대대로 빚어온 경주 교동 법주를 비롯해 전주 이강주(문배주), 금산 인삼주, 안동 소주 등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지방 명주 300여 종이 거론되었다.

 

즐거운 자리에 빠지지 않는 술

한국에서 술은 조상을 모시는 제사상, 귀한 손님을 모시는 손님상, 흥겨운 잔칫상 등에 빠지지 않는다. 또한 ‘한 마을의 정치는 술맛으로 안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올 만큼 술을 공동체의 품격을 알 수 있는 하나의 기준으로 여겼다. 현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술은 소주이며 소주에 맥주를 섞은 소맥, 과일을 담가둔 과일소주, 다양한 약재로 빚은 소주인 백세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글 박현숙 작가 | 사진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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