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자연의 이야기를 담은 환상적인 공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김찬중 | 한국
울릉도는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동해의 작은 섬으로 그간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비교적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섬이다. 힐링스테이 코스모스는 이 섬의 송곳산 옆 벼랑 끝 대지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가 김찬중은 설계를 위해 처음 이 장소를 찾았을 때, 수만 년 동안 퇴적되어 온 자연의 이야기들, 이를테면 ‘변함없이 뜨고 지는 해와 달, 끊임없이 요동치는 파도, 바다에서 생성되어 하늘로 부유하는 구름과 같은 자연의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담을 그릇과 같은 건물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이 호텔의 이름인 ‘kosmos’도 건축가의 이와 같은 콘셉트에서 붙여진 것이다.
건축가는 이와 같은 설계 콘셉트를 실현해 옮기기 위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천문 기상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호텔이 앉혀질 대지에서 바라보는 해와 달의 궤적을 고려하여 나선을 활용한 기본 형태를 구상하였다. 건물의 중심에서 외부를 향해 휘어지면서 전개되는 나선 형태의 6개의 볼트 구조는 이 건축물에서 가장 중요한 형태적 요소이다. 6개의 볼트는 각각 독립적인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데, 각각의 공간에 진입할 때에는 나선 형태로 휘어진 공간으로 인해 외부 경관이 일시적으로 차단되지만, 볼트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서 외부 경관이 서서히 내부를 향해 열리며 각각 독특한 절경을 마주하게 된다.
건축가는 이 건축물이 주변의 장엄한 경관을 방해하지 않도록 매우 가볍고 경쾌한 느낌의 형태를 갖기를 바랐고, 이러한 바램을 실현하기 위해 UHPC(울트라 하이 퍼포먼스 콘크리트)를 건축 현장에서 타설1하여 건물 전체 형태를 만드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도는 콘크리트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두께 12cm의 우아하고 매끈한 외부 형태와 기둥 없는 자유로운 내부 공간을 만들어 내었으며,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건축물과 주변의 경관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TIP
울릉도 동남쪽에는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된 섬 독도가 있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km 거리에 위치하며, 울릉도에서 배를 타고(1시간 40분 소요) 관광할 수 있다.
주변관광지
태하전망대, 내수전일출전망대, 독도박물관
주소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추산길 88-13
위치
동해시 묵호여객터미널, 울진군 후포항여객터미널, 강릉시 강릉항여객선터미널, 포항시 포항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이용, 천부항, 저동항, 도동항, 사동항에 도착 후, 무료 셔틀버스(1일 3회) 또는 택시로 30~40분
전화
054-791-7788
홈페이지
www.thekosmos.co.kr
바다를 마주한 최상의 휴식
씨마크호텔
리차드 마이어 | 미국
오래전부터 한국 동해안에는 ‘관동팔경(關東八景)’이라 하여 바다를 마주한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소 여덟 곳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는데, 그중에서도 경포대는 가장 빼어난 경관을 가진 곳으로 유명하다. 씨마크호텔은 바로 이 경포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마주한 호텔로서, 그 이름도 영어 ‘바다(sea)’와 프랑스어 ‘일류(marq)’를 더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호텔이 세워진 장소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현대’의 ‘현대호텔 경포대’가 있던 자리로서, ‘현대’의 고 정주영 회장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현대’는 고 정주영 회장의 탄생 1백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새로운 호텔을 짓기로 계획하고, 선인의 여유와 풍류를 가장 잘 재생할 건축가로 리차드 마이어를 선택하였다. 리차드 마이어는 표면을 백색으로 한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건축의 배경이 되는 자연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추구하는 건축가로 잘 알려져있다.
자연을 대하는 건축가의 손길은 호텔의 로비에서부터 느껴지는데, 독일의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의 거대한 설치 작품인 ‘골든 리본’ 너머 유리창으로 동해안의 해안선이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그 아름다운 경관 앞에 수평선처럼 긴 테이블을 놓아 자연, 공간, 사람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배치도 인상적이다. 로비에 들어선 방문객은 무의식적으로 그 긴 테이블로 걸어가 지인과 나란히 바다를 마주하며 앉아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생각과 마음을 정화시키게 된다.
건축가의 손길은 바다를 마주한 1백50개의 객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3m의 높은 천장 아래 최소한의 가구만 갖추어 놓고, 욕실-침실-발코니를 일직선상에 배치한 후 욕실의 벽 대부분을 유리벽으로 만들어 놓아 객실 어느 곳에서도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호텔 5층의 야외 수영장은 인피니티 풀로 설계되어 있다. 수영장 끝까지 헤엄쳐 가면 저 넓은 대양으로 빠져들 듯하고, 선베드에 누워 동해 바다의 푸른빛과 하늘의 청량한 빛이 만드는 파노라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파도 소리와 함께 자연스레 눈이 감긴다.
TIP
씨마크 호텔에는 ‘호안재’라는 한옥 별채가 있다. 문간채, 사랑채, 안채, 별채의 4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옥의 건축양식에 현대적인 시설을 더해 전통의 품격과 동시에 세련미를 갖췄다.
숭고한 기억이 담긴 빛의 숲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우규승 | 한국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위치하고 있는 광주(光州)는 ‘빛의 도시’라는 의미로 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특히, 광주에 위치한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2005년 정부와 시민사회는 옛 전남도청의 보전과 활용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 역사적인 장소를 아시아 문화 중심의 창조와 교류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시키기로 결정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 건축설계공모전을 개최하였다. 이 공모전에서 재미 한국인 건축가 우규승이 제안한 ‘빛의 숲’이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건축가 우규승은 공모전 설계안을 만들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는 위치가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장소인 만큼 과거를 보존하면서도 미래와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광주에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러한 고민 속에 만들어진 설계안이 바로 ‘빛의 숲’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축가의 설계 의도와 일치하게 ‘빛의 숲’으로 완성되었다. 지상에는 눈에 띄는 건물 대신 푸른 숲의 공원을 조성하고, 주요 시설들은 지표면보다 낮은 곳으로 배치하였다. 이러한 배치로 인해 지상에서 바라보면 옛 전남도청과 무등산이 함께 시야에 들어오며, 이 공간이 미래를 이끌어갈 시민들의 공간인 동시에 숭고하게 기억돼야 할 역사적 유물을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을 되새기게 된다. 또한, 지상의 공원 위로는 2m×2m 천창을 곳곳에 배치하여 낮에는 눈부신 햇살을 지하공간으로 깊숙이 끌어들이고, 밤에는 지하공간의 은은한 불빛을 지상 공원으로 발산하여 그야말로 ‘빛의 숲’을 연출한다.
빛의 숲으로 조성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안에서는 아시아의 문화를 연구하고, 문화자원을 수집하며, 수집된 자료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를 창작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문화콘텐츠를 무대에 올려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문화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고 재창조하여 세계인과 공유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건축물이 많은지 몰랐네요.
우와~~!!??
?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