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흔적이 쌓인 도심형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민현준 |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위치한 곳은 서쪽으로는 경복궁, 북쪽과 동쪽으로는 삼청동과 북촌 한옥마을, 남쪽으로는 인사동을 접하는 서울의 중심부이다. 미술관은 이와 같은 위치적 특성을 고려하여 도심형 미술관, 다양한 장르(genre)의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으로 계획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조선시대(1392~1910)부터 일제 강점기(1910~1945), 한국전쟁(1950~1953)을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사적 장소의 건축적 흔적과 기억이 잘 보존된 곳이다. 건축가 민현준은 이러한 흔적과 기억들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여 미술관의 건축 자체가 대지와 주변에 조용히 녹아드는 형태가 되기를 기대하였다.
건축가의 의도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동일한 대지 안에서 조선시대 관청 건물, 20세기 초 근대건축물, 여기에 새롭게 덧붙여진 현대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미술관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미술관의 넓은 마당 가운데 서게 되면 여러 시대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느껴 볼 수 있고, 서편에 위치한 경복궁과 인왕산이 어우러진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청계산 자락에 둘러싸인 자연 속의 미술관이다. 원형 전시실을 포함한 8개의 전시실과 1만여 평에 이르는 야외 조각공원, 어린이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휴식과 예술을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석조건물인 덕수궁 석조전 서관에 위치해 있다. 고궁의 격조 높은 건축물과 잘 어우러진 자연 조경은 미술관의 품격을 더욱 높여 준다. 또한, 전 세계 근대미술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건물의 역사성을 살리고자 옛 담배공장의 형태를 가능한 유지하여 설계되었다. 미술관에는 전체 11,0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이 수장되어 있는데, 특히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수장고로 들어가 수장 중인 미술작품을 유리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TIP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부근의 인사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골동품점, 전통공예품점, 전통찻집, 전통음식점 등이 밀집되어 있으며, 다양한 갤러리가 운영 중이다.
주변관광지
송원아트센터,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위치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과천↔서울↔덕수궁 아트셔틀버스(홈페이지 참조)
전화
02-3701-9500
입장료
4,000원
홈페이지
www.mmca.go.kr
운영시간
10:00-18:00 / 월요일 휴관
백색의 곡면이 주는 아름다움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알바로 시자 | 포르투갈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은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알바로 시자가 설계하였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건축주는 포르투갈과 영국에 있는 알바로 시자의 건축물들을 직접 답사하고 그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설계는 나른한 오후 햇살 아래 웅크리고 앉아 조는 고양이 스케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실제 구현된 건축물의 형태도 파주의 한적한 들판에 몸을 맡긴 한 마리의 흰 고양이를 떠오르게 한다.
건물의 외부뿐 만 아니라 내부 전시 공간도 바닥을 제외하고 모두 흰색이다. 외형적인 화려함보다는 사용자를 배려하는 공간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전시 작품 감상에 이상적인 순수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벽에 설치되는 스위치나 콘센트와 같은 기능적인 요소들을 세심하게 감추고, 벽과 천장을 온통 흰색 바탕으로 마감하였다. 건축가는 다양한 크기의 전시 공간을 하나의 덩어리 안에 담아 놓았는데, 각 공간은 곡면을 이루는 벽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고, 천창(skylight)을 통해 스며드는 은은한 자연광이 벽면을 타고 내려와 신비하고 아름다운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또한, 건축가는 자연광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전시 공간의 밝기의 변화를 세심하게 고려하였다. 건물의 지붕에는 건축가가 특별히 고안한 조도 조절장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장치는 인공조명이 없는 전시장 내부로 자연광을 유입시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광의 유입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건축가의 세심한 설계로 전시장 내에서는 관람객에게 천창이 보이지 않지만, 천창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절되어 유입되는 자연광으로 인해 전시 작품을 관람하기에 알맞은조도가 연출된다.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전시 작품들을 천천히 감상하며 전시 공간을 거닐다 보면시간의 흐름에 따라 벽의 굴곡을 타고 흐르는 빛의 향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TIP
뮤지엄이 있는 ‘파주출판도시’는 250개 이상의 출판사가 모여 있는 ‘책의 거리’이다. 책방, 북카페, 갤러리, 전시관, 박물관 등도 둘러볼 수 있다.
주변관광지
헤이리예술마을,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소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위치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에서 버스(2200번) → 심학교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1분
전화
031-955-4100
입장료
5,000원
홈페이지
mimesisartmuseum.co.kr
운영시간
11-4월 09;00-18:00,
5-10월 10:00-19:00 /
월․화요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 기독탄신일 휴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간결함의 미학
환기미술관
우규승 | 한국
환기미술관은 ‘피카소 미술관’이나 ‘마티스 미술관’과 같이 한 명의 작가를 기리기 위한 기념적 성격의 미술관이다. 화가 김환기(1913~1974)는 한국적인 서정주의를 바탕으로 한 고유의 예술 세계를 정립한 작품을 남긴 작가로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환기의 생전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건축가 우규승은 김환기를 기리기 위한 미술관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김환기의 정서와 그의 예술 작품에 잘 어울리는 건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산, 달, 구름, 바위, 나무 같은 자연과 잘 어울리는 한국 전통 건축의 정취가 느껴지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됨이 더해진 미술관’을 콘셉트로 하여 지어진 이 미술관은 건축가의 의도와 일치하게 한국 전통 건축의 배치 방식과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적용하여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잘 느껴지는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강의동, 별관, 본관, 중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건물과 외부공간이 한국 전통 사찰의 전각 배치 방식(rules for layout buildings)처럼 북한산 계곡의 경사 지형에 따라 배치되어 있다. 지형에 따라 조금씩 방향이 바뀌는 경사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각 건물을 차례로 만나며 이어지는 건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에 더해,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동안 멀리 바라보이는 인왕산의 풍경은 미술관과 오버랩 되면서 한국적인 정취를 더해 준다.
미술관의 내부 공간에서도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미술관의 천장에서는 외부 중정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블록 벽과 빛우물을 통과한 빛이 스며들어 전시장 내부 공간 전체로 은은하게 퍼지는데, 마치 빗살문에 입혀진 창호지를 통해 은은한 빛이 들어오는 한옥의 내부 공간과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낸다.
미술관 내부 동선을 따라 관람을 마치고 외부공간으로 나서면 한국의 전통 정원을 연상시키는 중정을 마주하게 된다. 중정을 둘러싼 유리블록 빛우물은 옛 한옥의 아늑한 마당과 같은 공간을 만드는데, 밤이 되면 유리블록 벽을 통해 흘러나오는 내부 공간의 은은한 불빛으로 아늑한 느낌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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