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고판화에 ‘미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아시아 각국에서 수집한 6천여 점의 고판화를 소개하고, 다양한 고판화 전시와 박물관교육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고판화박물관으로서뿐만 아니라 창의성 발전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과 한선학 관장의 고판화 삶을 소개한다.
고판화 수집에서 세계적인 인쇄박물관으로
원주 치악산 해발 600m 산자락에는 국내 유일의 고판화박물관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지난 30여 년간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각국에서 수집한 목판각들을 한자리에 모아 문을 연, 규모는 작지만 큰 가치를 지닌 박물관입니다.”
박물관 옆 치악산 명주사의 주지이기도 한 한선학 관장이 고판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연유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선학 관장은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던 중, 1978년 군종 장교 시험에 합격하면서 낙산사에서 출가했다. 이후 군승(軍僧)장교로 임관해 15년간 불교 승려로 봉직했다. 1996년에 성지순례차 중국에 갔다가 구입한 도자기 불상의 가치를 뒤늦게 발견하면서 수집에 눈을 뜨게 된 한 관장은 중국을 시작으로 티베트•몽골•한국•일본 등으로 수집 범위를 넓혔고, 인사동•장한평•답십리•청계천 골동품상을 뒤졌다.
1998년, 군대에서 전역한 뒤 풀숲만 우거진 산속에 치악산 명주사를 창건했으며, 2003년에는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을 개관했다. 현재 아시아 각국에서 수집한 고판화 유물 6,000여 점을 수장하고 있다. 이들 수장품 중에는 쪼개져 일본식 4각 화로의 장식으로 오용된 조선 시대 최고의 판화 책 ‘오륜행실도’ 목판을 비롯해 7건의 도 문화재와 당나라 서기 800년 말엽 무렵의 판화 등 가치가 높은 고판화 유물들이 대거 포함돼 세계적인 인쇄박물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물관은 창의성과 콘텐츠의 보고
“판화는 인쇄문화의 시작이자 꽃입니다. 그림책의 시작이 바로 판화로 제작한 중국 불경 책이거든요. 디자인 요소가 강해 현대적 변용 가능성도 무궁한 콘텐츠의 보고입니다.”
판화는 판을 활용해서 찍어낸 그림으로 인쇄와 그림의 복합성을 띠고 있다. 때문에 판화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보편성과 소통력이 뛰어나다고 한 관장은 설명한다. 그동안 고고학이나 미술사 위주였던 박물관은 이제 박물관 교육과 경영 등으로 다변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복지와 문화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한 관장은 50세의 나이로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과정에 도전, 불과 3년 만에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박물관을 일구어 오는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미쳐야 미친다’는 그의 지론대로 “ 좋아서, 그리고 미쳐서 해온 일”이었기에 보람도 크다고 되돌아봤다. “수집은 혼자만의 만족으로 끝날 수 있지만, 박물관은 창의성을 교육할 수 있는 또 다른 학교입니다. 때문에 고판화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박물관교육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지역문화관광 발전에도 일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간 30여 차례 전시회를 비롯해 판화교실 및 인쇄문화 체험 템플스테이, 길 위의 인문학 사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2년 문화재청장상,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는 등 박물관의 교육적 역할에 앞장서 왔다. 앞으로도 지역 기반의 사립 박물관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겠다는 한선학 관장의 행보가 우리의 박물관 발전에도 의미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고판화의 매력과 현시대에 다시 주목해야 할 의의는 무엇일까요?
판화는 판을 이용해 찍어낸 그림(회화)인 동시에 인쇄물(산업)입니다. 현대와 같은 인쇄기술이 없던 시절, 판화는 가장 인기 있는 예술이자 대중오락이었고,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부적이기도 했습니다. 불교•유교 등 전통사상의 핵심을 그림으로 집약해 보여주고, 원판을 대량으로 찍어 많은 이에게 나눠줬지요. 고서의 표지 문양을 찍는 능화판, 옛 선비들이 편지지로 즐겨 쓴 시전지, 일반 서민들이 애용한 부적 판화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삼국지>, <수호지> 등의 소설, 유교 서적인 <용비어천가>, <삼강행실도>, 불경의 내용을 압축한 <변상도>에도 판화를 이용한 삽화가 들어갔습니다. 특히 우리 고판화의 그림들은 사물의 특징을 선으로 표현해 디자인적인 요소도 매우 뛰어납니다. 때문에 전통을 재연하고 재현하는 일뿐만 아니라 현대적으로 변용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미술계에 큰 영향을 주었던 일본의 우키요에처럼 현대에서도 고판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보입니다.
박물관이 가지는 교육적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주세요.
박물관은 창의성을 교육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른 나라의 박물관들은 유물의 보전이나 전시기능을 넘어 교육기능을 강조하는 교육 기관으로 진화하고 있고요. 따라서 우리도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박물관이 지역의 문화예술 교육기관이자 평생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 교육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저는 박물관은 창의성 발전소라고 자주 강조합니다.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하는데, 박물관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자원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박물관에 많이 방문해 자극을 받는다면, 잠재적인 자원으로 쌓여 언젠가 분명 창의력의 스파크가 튀는 순간이 올 겁니다. 우리 명주사 고판화박물관만 해도 콘텐츠 10만 점 이상을 보유한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도 우리 박물관에서는 그동안 ‘숲속판화학교’를 비롯해 ‘문화가 있는 날’ 시행기관으로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자유학기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창의성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으로 2018년 박물관 교육 박람회에서 박물관 교육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문화체육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고판화박물관은 문화 관광 콘텐츠로서 어떤 의의가 있나요?
우리나라 유일의 고판화박물관인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치악산 자락 해발 600m 고지에 자리한 수려한 자연환경부터 관광자원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이 갖고 있는 교육과 창의력 발전소로서의 역할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지요. 또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를 10년째 개최하고 있는데, 중국, 베트남 등의 장인들을 초청해 비교 시연도 하고 외국의 유명 학자들이 방문해 학술대회도 하는 등 문화 관광 콘텐츠 창출에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원주에서도 외진 지역에 있지만, 보유한 유물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가치 있는 문화 관광 콘텐츠로서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PROGRAMS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관람
명주사고판화박물관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고판화 자료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한선학 관장 또는 전문 학술사의 설명을 들으며 고판화 유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판화 체험관이 있어 여행자가 직접 목판화를 새겨보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숲속판화여행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숲속판화여행은 자연과 문화, 명상이 어우러진 문화체험 템플스테이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숲속판화여행은 처음 입실해서 갈아입을 수련복부터 체험자가 직접 판화를 찍어서 직접 착용한다. 이어서 목판화 체험과 해설과 함께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을 관람하고 다음날 명상체험과 계곡 산책 및 전통 책 만들기까지 다양한 인쇄문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을 누릴 수 있다.
- 체험:
- 20인 이상 1인당 60,000원/ 20인 이하 1인당 70,000원
숲속판화학교 템플스테이 1일 체험코스
숙박을 하지 않고도 템플스테이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각각 따로 신청해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고판화 박물관의 전시장 한편에는 판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고판화의 목판을 찍어보는 판화 인출체험도 할 수 있다.
- 체험:
- 목판 제작(그리고, 새기고, 찍기) / 1시간 30분 소요/ 15,000원
- 전통책만들기 / 1시간 소요/ 15,000원
- 능화판 문양 찍기(판화 인출체험) / 30분 소요 / 성인 5,000원
명사 추천 주변 관광지
강원감영
원주에 인쇄문화가 발달한 이유를 한선학 관장은 강원감영에서 찾았다. 지방 감영에서 책을 인쇄해 향교 등에 나눠주었는데, 원주에서는 조선 시대 강원도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던 강원감영이 그 역할을 했던 때문이다. 조선 5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강원감영은 도심 속 사적지로는 드물게 원형을 유지해 관아 건물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주소:
- 원주시 원일로 85
- 전화:
- 033-737-4767
뮤지엄산
광활하고 풍성한 자연 속에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와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성된 ‘뮤지엄산(Museum SAN)’. 자연의 품에서 건축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는 종이와 아날로그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어 원주 인쇄문화관광으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주소:
-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 전화:
- 033-730-9000
- 웹사이트:
- 운영시간:
- 10:00~18:00(매표마감 17:00)
- 요금:
- 성인 18,000원
- 운영시간:
PROGRAMS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관람
명주사고판화박물관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고판화 자료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한선학 관장 또는 전문 학술사의 설명을 들으며 고판화 유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판화 체험관이 있어 여행자가 직접 목판화를 새겨보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숲속판화여행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숲속판화여행은 자연과 문화, 명상이 어우러진 문화체험 템플스테이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숲속판화여행은 처음 입실해서 갈아입을 수련복부터 체험자가 직접 판화를 찍어서 직접 착용한다. 이어서 목판화 체험과 해설과 함께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을 관람하고 다음날 명상체험과 계곡 산책 및 전통 책 만들기까지 다양한 인쇄문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을 누릴 수 있다.
- 체험:
- 20인 이상 1인당 60,000원/ 20인 이하 1인당 70,000원
숲속판화학교 템플스테이 1일 체험코스
숙박을 하지 않고도 템플스테이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각각 따로 신청해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고판화 박물관의 전시장 한편에는 판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고판화의 목판을 찍어보는 판화 인출체험도 할 수 있다.
- 체험:
- 목판 제작(그리고, 새기고, 찍기) / 1시간 30분 소요/ 15,000원
- 전통책만들기 / 1시간 소요/ 15,000원
- 능화판 문양 찍기(판화 인출체험) / 30분 소요 / 성인 5,000원
명사 추천 주변 관광지
강원감영
원주에 인쇄문화가 발달한 이유를 한선학 관장은 강원감영에서 찾았다. 지방 감영에서 책을 인쇄해 향교 등에 나눠주었는데, 원주에서는 조선 시대 강원도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던 강원감영이 그 역할을 했던 때문이다. 조선 5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강원감영은 도심 속 사적지로는 드물게 원형을 유지해 관아 건물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주소:
- 원주시 원일로 85
- 전화:
- 033-737-4767
뮤지엄산
광활하고 풍성한 자연 속에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와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성된 ‘뮤지엄산(Museum SAN)’. 자연의 품에서 건축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는 종이와 아날로그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어 원주 인쇄문화관광으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주소:
-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 전화:
- 033-730-9000
- 웹사이트:
- 운영시간:
- 10:00~18:00(매표마감 17:00)
- 요금:
- 성인 18,000원
- 운영시간:
INFORMATION
명주사고판화박물관
- 주소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물안길 62
- 전화
- 033-761-7885
- 웹사이트
- 운영시간
- 하절기 10:00~18:00, 동절기 10:00~17:00(월요일 휴관)
- 관람료
-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