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비롯한 곡물 등을 통째로 또는 갈고 물을 넉넉히 부어서 무르도록 끓인 음식이 죽이다. 곡물을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맛과 영양을 더하는데 부드럽고 간이 세지 않아서 주로 소화기가 약한 노인, 환자 등의 식사로 제공된다. 또한 아기들의 이유식, 바쁜 현대인의 간편한 아침식사로도 인기가 높다.
아기도 먹는 순하고 부드러운 음식
죽은 밥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곡물 알갱이를 잘 씹어 먹어야 하는 밥과 달리 곡물에 약 5배 정도의 물을 넉넉히 부어 그 형체가 퍼지도록 끓여서 만드는 죽은 이가 부실한 노인이나 소화력이 약한 환자도 먹을 수 있다. 특히 곡물의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곱게 쑨 죽은 엄마젖을 뗀 아기가 제일 처음 먹는 음식이었다. 아기도 먹을 수 있는 순하고 부드러운 음식이라서 ‘식은 죽 먹기’라는 속담이 생겼는데 이는 아주 쉬운 일을 일컫는다.
흰죽부터 다양한 색상의 영양죽을 즐기다
쌀 한 가지만 쑤는 흰 죽이 죽의 기본이다. 여기에 제철에 나는 채소류, 육류, 어패류, 견과류, 곡류 등을 더해 이른바 영양죽으로 즐기기도 한다. 흰죽이나 콩 보리 팥 등의 곡물로 만든 죽, 흰죽에 견과류를 넣은 죽은 간이 없고 영양이 탄수화물에 치우쳐져 있어서 따로 고기나 채소 반찬을 곁들여야 한다. 이에 비해 채소류, 육류, 어패류 등을 넣은 죽은 간을 하는 데다 재료의 다양한 맛과 영양이 더해져 별다른 반찬없이 죽 한 그릇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전식, 주식, 후식으로 사랑받다
죽은 그 재료에 따라서 다양한 맛을 내는데 특히 달콤한 맛을 내는 호박죽과 단팥죽은 양을 적게 해서 전식과 후식으로 쓰인다. 채소류, 육류, 어패류 등을 넣은 버섯소고기죽, 채소죽, 닭죽, 해물죽, 전복죽 등은 주식으로 상에 오른다. 밥보다 더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죽에서도 한국의 전통이 남아있는데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의 붉은빛이 악귀를 쫓아내고 액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담긴 전통이다.